매거진
큐레이션

10월 첫째 주, 이번 주 볼 만한 전시 5

한글날이 낀 사흘 연휴, 서울에서 챙길 다섯 곳. 마감이 다가온 마틴 파 회고전과 정여름의 1시간짜리 영상, 새로 문을 연 웨인 티보와 장응복, 그리고 사람과 기계의 오류를 묻는 북서울의 2인전까지.

P
Placia 에디터
2026.10.05 · 조회 3

이번 주 금요일이 한글날이라 토·일까지 사흘을 쉰다. 추석 연휴에 미뤄 둔 전시를 챙기기 좋은 주다. 10월 중순에 끝나는 전시 두 곳을 앞에 두고, 9월 말에 새로 문을 연 큰 전시 두 곳과 이달 하순까지 이어지는 전시 한 곳을 골랐다. 사진, 회화, 공예, 영상, 설치가 하나씩 겹치지 않게 배치했다.

1. 《마틴 파: We Are Martin Parr》

마틴 파 포스터
지난해 세상을 떠난 매그넘 사진가 마틴 파의 작업 전체를 한 번에 훑는 회고전이다. 초기작부터 말년까지 14개 시리즈에서 고른 사진 약 500점과 그가 펴낸 사진집 90권이 나온다. 해변의 관광객, 쇼핑몰의 인파, 원색의 음식처럼 너무 익숙해서 그냥 지나치던 장면을 바짝 다가가 찍은 사진들은 웃기면서도 어딘가 불편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남한과 북한에서 찍은 작업도 들어 있어 한국 관람객에게는 더 각별하다. 무료 전시인데 규모는 웬만한 유료 블록버스터보다 크다. 다음 주 일요일이면 끝나니 이번 연휴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2층 · 창동 (도봉구 마들로13길 68)
10월 18일(일)까지· 다음 주 마감
화 – 금 10:00 – 20:00 · 주말 10:00 – 19:00
월요일
무료
💡 팁사진 500점에 사진집까지 있어 서두르면 다 못 본다. 두 시간 이상 잡을 것
전시 보기 →

2. 정여름 《복수》

복수 포스터
제목의 '복수'는 원한이 아니라 여럿을 뜻하는 複數다. 제15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 작가 정여름은 한국과 베트남, 러시아를 가로지르는 동아시아 냉전사 속에서 이름을 잃고 힘의 흐름에 따라 떠밀려 다닌 사람들을 따라간다. 중심은 한 인물의 자서전에서 출발한 1시간 6분짜리 단채널 영상 〈복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오른 인물을 냄새의 흔적으로 좇는 책·사운드 작업 〈양치기〉, 시중드는 존재의 역설을 다룬 〈낮은 곳의 에이프런〉까지 신작 세 점이 서로 이어진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끝까지 앉아 있으면 오래 남는 전시다.
두산갤러리 · 종로5가 (종로33길 15 두산아트센터)
10월 17일(토)까지
11:00 – 19:00
일요일 · 월요일
무료
💡 팁영상이 66분이라 늦어도 오후 5시 반 전에는 들어가야 끝까지 본다. 한글날(금) 운영 여부는 갤러리에 확인
전시 보기 →

3. 《웨인 티보: The Order of Things》

웨인 티보 포스터
진열장 속 케이크와 파이, 줄지어 놓인 신발. 미국 화가 웨인 티보는 평범한 사물을 같은 간격으로 늘어놓고 물감을 버터처럼 두껍게 올려 그렸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1번째 전시로, 초기작부터 2020년 자화상까지 약 75년에 걸친 회화와 드로잉 105점이 DDP에 걸렸다. 제목은 미셸 푸코의 책 『말과 사물(The Order of Things)』에서 따왔고, 반복되는 형태 속의 작은 차이에 주목하라는 뜻이다. 가까이 가면 두꺼운 물감 결이, 몇 걸음 물러나면 사물들의 리듬이 보인다. 내년 2월까지 하니 급할 건 없지만, 디저트 그림이 많아 가을 데이트 코스로도 좋다.
DDP 뮤지엄 전시1관 · 동대문 (을지로 281)
2027년 2월 21일(일)까지
매일 10:00 – 20:00 (입장 마감 19:00)
없음
성인 23,000원 · 청소년 18,000원 · 어린이 15,000원 (현대카드 결제 시 할인)
💡 팁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바로 이어진다. 연휴 오후는 붐비니 오전 개관 직후 추천
전시 보기 →

4. 장응복 《에퀴녹스: 추분_춘분》

에퀴녹스 포스터
제목처럼 추분 무렵 문을 열어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는 전시다. 규방공예와 민예에서 찾은 무늬를 직물과 가구, 공간으로 넓혀 온 장응복의 40여 년 작업을 약 400점으로 보여 준다. 비단·한지·유리를 나무 프레임 72개에 짜 넣은 〈조각잇기-벽〉, 지우산 구조로 만든 〈낭화 지우산 샹들리에〉처럼 염색장 정관채, 지우산장 윤규상 같은 장인과 함께 만든 작업이 많다. 디자이너가 장인 사이를 잇는 방식이 곧 전시의 주제다. 한글날 연휴에 우리 무늬와 손기술을 보러 가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서울공예박물관 전시1동 3층 · 안국동 (율곡로3길 4)
2027년 3월 7일(일)까지
화 – 일 10:00 – 18:00
월요일
무료
💡 팁마지막 방 '탑돌이'는 쪽염색 설치를 한 바퀴 돌며 보는 구조다. 같은 박물관 공예아카이브실의 《漆-옻나무에서 칠기로》는 평일 낮에만 열린다
전시 보기 →

5. 《오인환 vs. 장서영: 휴먼 에러》

휴먼 에러 포스터
인공지능이 그림도 쓰고 영상도 만드는 시대에 사람이 만드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 북서울미술관이 매년 두 작가를 맞세우는 '타이틀 매치'의 올해 답은 '오류'다. 오인환은 참여형 작업과 설치로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 '나'와 '우리'를 보여 주고, 장서영은 영상과 조각으로 끝없이 나아가는 기술 옆에 늙고 아프고 죽는 몸을 세운다. 두 작가의 작업 23점이 1층과 2층에 나뉘어 있다.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사람의 창작을 기계와 구별 짓는다는 제안이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1·2층 · 중계동 (노원구 동일로 1238)
10월 25일(일)까지
화 – 금 10:00 – 20:00 · 주말·공휴일 10:00 – 19:00
월요일
무료
💡 팁같은 건물 지하 1층에서 권병준 개인전도 무료로 볼 수 있다. 두 전시를 묶으면 반나절 코스
전시 보기 →

가기 전에

연휴 마지막 날인 10월 11일(일)에는 충무아트센터의 《내셔널지오그래픽 특별기획: OCEAN》이 끝난다. 아이와 함께라면 이번 주가 마지막이다. 위 다섯 곳 중 두산갤러리는 일·월요일에 쉬고, 나머지는 월요일 휴관(DDP는 무휴)이다. 한글날 당일 운영 여부와 관람시간은 가기 전에 전시 페이지에서 한 번 더 확인하자.

상호 플레이시아(Placia) · 대표 박윤호 · 사업자등록번호 667-31-01733 · 소재지 경기도 수원시 · 전화 010-9930-2787 · 이메일 placia@placia.kr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박윤호 · 운영자 정보 자세히

일부 예매·구매 링크는 제휴 링크이며, 이를 통해 구매하시면 Placia에 소정의 수수료가 지급될 수 있습니다. 관람객이 지불하는 금액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 2026 Plac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