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9월 둘째 주, 이번 주 볼 만한 전시 5
프리즈가 떠난 뒤의 서울이 오히려 조용히 볼 만하다. 백남준과 AI 세대 작가의 만남, 그래피티가 도자기 사이로 들어온 청담의 작은 소동, 성수동의 섬유 치유전까지 — 이번 주에 챙길 다섯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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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ia 에디터
2026.09.08 · 조회 15
키아프와 프리즈가 닷새 동안 15만 명을 모으고 지난 일요일 문을 닫았다. 코엑스의 소란이 가라앉은 이번 주는 오히려 갤러리를 천천히 돌기 좋은 때다. 이번 주 안에 끝나는 전시 하나와 10월까지 여유 있게 볼 수 있는 큰 전시 하나를 양 끝에 두고, 장르가 겹치지 않게 다섯 곳을 골랐다.
1. 백남준·김류 《백색소음 White Noise》

비디오아트의 문을 연 백남준과 AI 생성 이미지·3D 프린팅으로 작업하는 김류를 한 공간에 놓은 2인전이다. 〈TV 부처〉로 대표되는 백남준의 설치 곁에서 김류의 〈Deus Ex Machina〉 연작이 돌아가는데, 웹캠으로 관람객을 감지해 화면 속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바꾼다. 반세기 차이가 나는 두 세대가 기술을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관계 맺는 매개로 다루는 방식을 나란히 비교하게 된다. 제목 '백색소음'은 너무 익숙해서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을 다시 감각해 보자는 뜻이다. 미디어아트에 처음 발 들이는 사람에게도 어렵지 않은, 이번 주 첫 번째 추천이다.
📍장소
BHAK · 한남동 (한남대로40길 19)
📅기간
9월 22일(화)까지
🕙시간
10:00 – 18:00
🚫휴관
월요일
🎟요금
무료
💡 팁한강진역 3번 출구에서 도보 7분. 김류 작품은 카메라 앞에 서야 반응하니 화면 정면에 잠시 머물 것
전시 보기 →2. 알타임 죠 《Object Trouble》

고요하게 놓인 도자기 사이로 그래피티 작가 알타임 죠의 캐릭터들이 벽과 바닥을 타고 불쑥 나타난다. 거리의 낙서가 무언가를 훼손하는 대신 도자기 곁에 머물며 단정한 전시장에 작은 소동을 일으키는 장면이 이 전시의 전부이자 매력이다. 거리 예술의 즉흥성과 도자의 정적인 아름다움이 한 공간에서 어떻게 어울리는지가 관람 포인트다. 규모는 작지만 사진 찍기 좋은 장면이 많아 SNS에서 먼저 알려졌다. 이번 주 일요일이면 끝나니 다섯 곳 중 가장 먼저 챙겨야 한다.
📍장소
시방아트 · 청담동 (영동대로128길 15, 파리바게트 옆)
📅기간
9월 14일(일)까지· 이번 주 마감
🕙시간
화 – 토 10:00 – 19:00
🚫휴관
일요일 · 월요일 · 공휴일
🍽점심시간
12:00 – 13:00 (문 닫음)
🎟요금
무료
💡 팁일요일 휴관이라 실제 마지막 관람일은 토요일 9월 12일. 주차 어려우니 대중교통
전시 보기 →3. 송영후 《The Color of Memory 메모리의 색》

반도체가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시대에 회화는 기억을 어떻게 담는가. 송영후는 회화를 하나의 '예술적 메모리 소자'로 제안하며 집단의 기억과 시각 데이터를 화면 위에 촘촘히 쌓아 올린다. 공근혜갤러리가 올해 새로 전속 계약한 작가의 서울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프리즈 기간 삼청동을 찾은 이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됐고, 기술과 예술의 접점을 가장 오래된 매체인 회화로 풀어낸다는 점이 관람 포인트다. 두꺼운 물감층이 만드는 표면의 질감은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
📍장소
공근혜갤러리 · 삼청동 (삼청로7길 38)
📅기간
9월 18일(금)까지
🕙시간
화 – 토 10:30 – 17:30
🚫휴관
일요일 · 월요일
🎟요금
무료
💡 팁운영시간이 짧다. 오후 4시 반 전엔 도착해야 여유 있게 본다
전시 보기 →4. 섬유기획전 《안식의 결 Texture of Rest》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빌려 불안에서 치유, 안식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세 개의 방으로 구성한 섬유예술전이다. 한국 섬유예술의 거장 송번수부터 폴란드의 막달레나 아바카노비치까지 국내외 작가 12명의 섬유 설치가 우란1경과 우란2경 두 건물에 나뉘어 놓인다. 실이 서로 얽히고 견디며 결을 이루는 성질이 그대로 연결과 인내의 은유가 되는 지점을 눈여겨보자. 워커힐미술관의 섬유예술 정신을 잇는다는 의미도 있다. 무한 경쟁에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기에 알맞은, 이번 주에서 가장 조용한 전시다.
📍장소
우란문화재단 우란1경·우란2경 · 성수동 (연무장7길 11)
📅기간
10월 1일(목)까지
🕙시간
11:00 – 19:00
🚫휴관
일요일 · 공휴일
🎟요금
무료
💡 팁두 건물을 오가는 순서가 있다. 1경 산관 → 2경 → 1경 수관 순으로 봐야 이야기가 이어진다
전시 보기 →5.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

이번 프리즈에서 1971년작 〈Work〉가 25억 원에 팔리며 한국 작가 최고가를 다시 쓴 그 유영국이다. 탄생 110주년을 맞아 60년 화업을 통틀어 회화·부조·드로잉·아카이브 170여 점을 모은 역대 최대 회고전으로, 미공개작도 포함됐다. 평생 산을 모티프로 점·선·면과 강렬한 색으로 자연을 추상의 언어로 옮긴 궤적을 초기 실험작부터 원숙기 연작까지 한 흐름으로 따라갈 수 있다. 시장이 왜 그 가격을 매겼는지가 아니라 왜 이 그림이 오래 남는지가 먼저 보이는 전시다. 규모가 커서 넉넉히 두 시간은 잡아야 한다.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덕수궁길 61)
📅기간
10월 24일(토)까지
🕙시간
평일 10:00 – 20:00 · 주말 10:00 – 19:00
🚫휴관
월요일
🎟요금
무료
💡 팁평일 저녁 8시까지 열어 퇴근길에 좋다. 주말 오후는 붐비니 오전 개관 직후 추천
전시 보기 →가기 전에
2번(시방아트)과 4번(우란문화재단)은 일요일에 쉬고, 3번(공근혜갤러리)은 일·월 휴관에 오후 5시 반이면 문을 닫는다. 관람시간과 휴관일은 위 정보 상자에 정리했지만, 가기 전 전시 페이지에서 한 번 더 확인하면 헛걸음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