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2026, 다섯 개의 방으로 읽는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
싱가포르 작가 호 추 니엔이 이끄는 제16회 광주비엔날레. 릴케의 시에서 가져온 제목, 분자에서 우주까지 이어지는 다섯 전시실, 22개국 43명(팀)의 작가. 11월 15일까지 열리는 올가을 가장 큰 전시를 소개한다.
이 글은 광주비엔날레재단의 보도를 바탕으로 Placia가 새로 정리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

이미지 © 제16회 광주비엔날레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 공식 이미지 ·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광주비엔날레는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며 1995년 시작된 아시아 첫 비엔날레다. 서른 해를 넘긴 올해 열여섯 번째 전시가 9월 5일 문을 열었고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22개국 43명(팀)의 작가가 광주 북구의 비엔날레 전시관 다섯 개 전시실을 채웠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 포스터 ·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제목은 릴케의 시 한 줄
올해 제목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You Must Change Your Life)》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1908년에 쓴 시 〈고대 아폴로의 토르소〉의 마지막 행이다. 머리도 팔도 없는 낡은 조각상을 들여다보던 시인이 문득 그 돌이 자신을 보고 있다고 느끼며 이 한 줄에 이른다. 작품을 보는 일이 보는 사람을 바꿔 놓는 순간을 말하는 시다. 이번 비엔날레는 그 '바뀜'을 한 번에 도착하는 결론이 아니라 날마다 되풀이하는 연습으로 읽는다.
작가가 감독을 맡았다
예술감독은 싱가포르의 호 추 니엔(Ho Tzu Nyen)이다. 영상과 설치로 동남아시아의 역사와 신화를 파고들어 온 작가로,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싱가포르관 작가이기도 했다. 큐레이터가 아니라 작가가 전시 전체를 짠 만큼, 주제를 글로 설명하기보다 영상과 사운드, 몸으로 겪는 작업으로 풀어낸 방이 많다.
분자에서 우주까지, 다섯 개의 방
전시는 다섯 전시실에 나뉘어 있고, 방마다 영어로 짝을 이룬 주제가 붙었다. 아주 작은 단위에서 시작해 행성 규모로 커졌다가 숨과 말로 돌아오는 흐름이다.
- 1전시실 Molecules and Me(분자와 나): 물질이 분자 단위에서 흩어지고 다시 합쳐지는 장면을 다룬다. 스웨덴 작가 니나 카넬, 일본 작가 사사키 켄, 중국 작가 왕자하오,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려 온 임동식 등이 참여했고, 제주의 화산탄과 용암 표본도 함께 놓였다.
- 2전시실 Bodies and Bonds(몸과 결속): 몸과 몸의 관계, 훈련과 반복. 미국 영화감독 제임스 베닝의 작업이 이 방에 있다.
- 3전시실 Landscapes and Learning(풍경과 배움): 땅을 일구고 함께 살며 얻는 앎. 관객의 몸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였던 브라질 작가 리지아 클라크의 작업을 볼 수 있다.
- 4전시실 Cosmos and Change(우주와 변화): 꿈과 지질학적 시간, 행성 규모의 변화. 중국 작가 루양(LuYang)과 남화연이 참여했다.
- 5전시실 Air and Articulations(공기와 발화): 숨과 소리, 언어.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강이룬 등이 소리와 말을 다룬다.
1전시실 · 니나 카넬 작품 ·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1전시실 · 왕자하오 〈롱징산 가는 길의 청년에게〉(2024) ·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1전시실 · 제주의 화산탄 ·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방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정답을 주는 전시는 아니다. 작품 하나하나보다 방에서 방으로 넘어가며 크기와 감각이 바뀌는 경험 자체가 이번 비엔날레의 핵심이다.
1전시실 · 사사키 켄 작품 ·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본전시 밖의 파빌리온
본전시와 별도로 광주 시내 곳곳에서 각국 기관이 여는 파빌리온 전시가 함께 열린다. 광주시는 비엔날레 입장권만 있으면 무료로 무제한 탈 수 있는 '파빌리온 셔틀버스'를 11월 14일까지 하루 2~11회 운행하고, 금·토요일에는 해설사와 함께 걷는 아트 워킹 투어도 운영한다.
참고: 광주비엔날레 공식 누리집, 파이낸셜뉴스(9월 3일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