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갤러리스트 김기범이 말하는 한국 미술시장
열 살에 한국을 떠나 LA 코리아타운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김기범은 프리즈 서울 선정위원이다. 커미티는 무슨 일을 하는 자리이고, 그는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Frieze 인터뷰(5/28)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이미지 © Frieze Seoul 2025 전경. Photo: WeCap Studio. Courtesy of Frieze (© Frieze)
프리즈의 페어에는 저마다 '커미티'가 있다. 갤러리스트들로 꾸려진 선정위원회가 디렉터·큐레이터와 함께 어떤 갤러리를 받을지, 어떤 섹션에 놓을지를 정한다. 올해 프리즈 서울 커미티 멤버 가운데 김기범이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열 살에 미국으로 건너갔고, 지금은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의 갤러리 커먼웰스 앤 카운슬(Commonwealth and Council)을 파트너로 이끈다. 프리즈 서울에는 첫 회부터 매년 참가해 왔다. 프리즈가 5월 28일 게재한 인터뷰에서 그는 커미티라는 자리와 한국 시장에 대해 꽤 직접적으로 말했다. 그 내용을 정리하고, 올해 페어에서 이 갤러리가 무엇을 보여줬는지 덧붙였다.
코리아타운의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에서 시작한 갤러리
커먼웰스 앤 카운슬은 2010년 창립자 영 정(Young Chung)이 작가들이 직접 운영하는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김기범은 갤러리가 작가를 정식으로 대표하기 시작한 7~8년 전에 합류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제 비즈니스 파트너 영 정이 15년 전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로 갤러리를 설립했습니다. 저는 작가 대표를 시작한 7~8년 전쯤 합류했습니다." 갤러리는 여성, 퀴어, 유색인종 작가의 작업을 옹호하는 것을 프로그램의 축으로 삼는다. 아메리칸 아티스트, 캐롤라이나 카이세도, 갈라 포라스-김, 클라리사 토신, 베아트리스 코르테스, P. 스태프 등 40명이 넘는 작가와 일한다. 한국계 작가도 여섯에서 일곱 명쯤 있지만 멕시코계 작가가 더 많다고 그는 말했다.
커미티는 "연중 내내" 하는 일이다
아트페어의 심사위원이라고 하면 지원서를 훑고 점수를 매기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다. 김기범이 설명하는 커미티는 다르다. "연중 내내 헌신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새 갤러리를 논의하고, 그 갤러리가 페어에 올 수 있도록 멘토링하기도 합니다." 가장 강한 갤러리 라인업을 짜는 것만큼, 아직 지원할 준비가 안 된 신생 갤러리를 찾아내 지원서 작성과 프로그램 개발을 돕고, 한국 시장에 어떻게 들어올지 자문하는 것이 일이라는 것이다. 프리즈 서울 디렉터 패트릭 리는 페어 출범 때부터 그에게 이 자리를 제안했지만 당시에는 맡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이 자리를 두고 "특권이자 큰 책임"이라며 "크고 건강한 미술 생태계가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했다. 올해 프리즈가 2014년 이후 설립된 신생 갤러리 섹션 '포커스'를 처음으로 해외 갤러리까지 넓힌 것을 생각하면, 커미티의 멘토링이 어디로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국 시장을 보는 눈: 붐은 새롭지만 컬렉팅은 오래됐다
프리즈 서울이 2022년 출범할 때 세계 미술계는 한국을 갑자기 나타난 시장처럼 다뤘다. 김기범의 진단은 다르다. "프리즈 서울의 토대가 된 시장 붐은 새로운 현상이었지만, 한국에는 수십 년간 꾸준하고 탄탄한 컬렉팅이 있었습니다. 다만 국내 미술에 더 집중돼 있었을 뿐이죠." 그는 유교적 문인 전통이 한국 컬렉터의 취향에 영향을 미쳤고, 그래서 큐레이션에 학술적 깊이가 드러나길 바란다고 봤다. 해외 갤러리에게 건네는 조언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한국 사람들은 일단 알게 되면 매우 의리가 있지만, 1년에 한 번 페어 때문에 와서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정기적으로 오고 관계를 쌓아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 프리즈에서 페로탕과 마시모 데 카를로가 빠지고 국내 갤러리 비중이 40%까지 오른 것을 두고 이런저런 해석이 나오는데, 그의 말은 그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읽게 한다.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것
인터뷰에서 가장 솔직한 대목은 갤러리 운영의 어려움을 인정하는 부분이다. "물리적 갤러리에서 작가에게 공간을 내어줄 때 생기는 마법을 여전히 믿지만, 갤러리 운영 비용이 어느 때보다 무거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중소 갤러리가 페어 부스비와 임대료 사이에서 버티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지난 몇 년 세계 어디서나 나왔다. 커미티가 신생 갤러리를 멘토링한다는 말은 그래서 온정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에 가깝다. 페어가 신생 갤러리를 잃으면 10년 뒤의 메이저 갤러리도 잃는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이 갤러리가 보여준 것
커먼웰스 앤 카운슬은 올해 메인 섹션 '갤러리즈'에 참가했다. 프리즈가 개막 전 꼽은 '놓치지 말 것' 목록에는 LA에서 채집한 야생 식물과 자기 몸을 결합한 클라리사 토신의 신작 바디 프린트와, 관료제와 정체성, 개인 아카이브를 다루는 피덴시오 피필드-페레스의 서울 데뷔작이 올랐다. 컬렉터 피터 강은 제시 천의 2026년작 〈gravitational grammar (score for unlanguaging no.9.9.9)〉를 자신의 톱 픽으로 골랐다. 장구와 손으로 새긴 스테인리스 거울, 비올라 현, 오간자를 엮은 127×66cm 작업이다. 그는 이 갤러리의 작가들을 "오늘날 가장 절박한 생각들을 사유하는 진정한 선봉"이라고 불렀다. 부스 판매 실적은 보도되지 않았다.
인용문은 Frieze 원문(영어)을 Placia가 번역했다. 출품 작가 정보는 Frieze의 "What Not to Miss at Frieze Seoul"(8/21)과 "Peter Kahng's Curated Picks"(8/28)에서 가져왔다.
출처·원문: Frieze ↗

